9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매일 새벽부터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일본 투자자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시게루 할아버지’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후지모토 시게루입니다.
후지모토 시게루는 1936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19세 무렵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투자 경력은 약 70년에 달합니다. 그는 고도성장기부터 거품경제 붕괴, 금융위기, 코로나19 충격까지 일본 증시의 주요 변화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큰 자산을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여러 차례 큰 손실을 겪고도 시장을 떠나지 않았으며, 지금도 직접 공부하고 거래하는 현역 투자자라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19세에 시작해 70년 동안 이어진 주식투자
후지모토 시게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애완동물 가게에서 근무하던 중 증권회사 관계자를 만나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4개 종목을 처음 매수하면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애완동물 가게와 마작장 등을 운영한 뒤 전업투자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현재는 일본 주식을 중심으로 단기매매를 하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4년 출간된 그의 책에서는 당시 자산이 약 18억 엔이었다고 소개됐으며, 이후 일본 매체들은 자산 규모가 20억 엔 이상으로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자산 규모는 평가 시점과 주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확정된 금액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는 새벽 2시에 시작된다
후지모토 시게루는 매일 새벽 2시 무렵 일어나 미국 증시와 경제 뉴스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일본 경제신문을 읽고 당일 거래할 종목을 정리한 뒤, 일본 증시가 마감될 때까지 주가 흐름을 살펴봅니다.
거래가 끝나면 매매 내용과 결과를 직접 기록합니다. 나이가 많아도 기억이나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매일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를 불로소득이라고 생각하지만, 후지모토 시게루의 일상은 오히려 노동에 가깝습니다. 그의 성공을 단순히 투자 감각이나 운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첫 번째 원칙, 남의 추천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후지모토 시게루는 다른 사람이 추천한 종목을 그대로 매수하는 태도를 경계합니다. 추천을 들은 뒤에도 기업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 좋은 정보처럼 보이는 내용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추천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그 기업을 이해하고 있는지입니다.
두 번째 원칙, 증가하는 기업을 찾는다
그가 기업을 고를 때 중요하게 보는 조건 중 하나는 매출, 이익, 배당이 함께 증가하는지 여부입니다.
매출만 늘고 이익이 줄어드는 기업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익은 증가하지만 매출이 정체돼 있다면 일회성 비용 절감이나 자산 매각의 영향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배당 증가 역시 기업이 현금흐름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의 저서에는 ‘매출 증가·이익 증가·배당 증가’에 주목하는 투자법이 소개돼 있습니다.
다만 이 조건을 충족한다고 주가가 반드시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높은 기대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면 좋은 기업을 비싼 가격에 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적과 함께 주가 수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세 번째 원칙, 상승하면 나누어 팔고 하락하면 신중하게 산다
후지모토 시게루의 대표적인 투자 방식 가운데 하나는 주가가 올랐을 때 일부를 매도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분할해 접근하는 것입니다.
한 번의 판단에 모든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누어 거래하면 예상과 다른 움직임이 나타났을 때 대응할 여지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 원칙을 단순히 ‘떨어지는 주식은 계속 사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기업의 실적이 악화하거나 투자 판단의 근거가 사라졌다면 물타기보다 손실 관리가 우선돼야 합니다.
네 번째 원칙, 예측보다 대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식시장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금리, 환율, 기업 실적, 정책, 투자 심리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후지모토 시게루는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무조건 믿기보다 실제 주가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하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동평균선과 거래량을 비롯해 주가 흐름을 판단하는 여러 기술적 지표도 활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지표 하나가 아닙니다. 자신의 예상이 틀렸을 때 얼마나 빨리 인정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가 장기 생존을 결정합니다.
다섯 번째 원칙, 크게 이기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후지모토 시게루도 항상 수익만 낸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당시 약 10억 엔이었던 자산이 약 2억 엔까지 감소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큰 손실이었지만 모든 자산을 잃지는 않았고, 이후에도 투자를 이어가며 다시 자산을 늘렸습니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손실이 없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한 뒤에도 시장에 남아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주식투자에서는 한 번의 큰 수익보다 치명적인 손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도한 신용거래나 한 종목에 대한 집중투자는 투자 판단이 틀렸을 때 다시 시작할 기회까지 빼앗을 수 있습니다.
후지모토 시게루의 투자법을 그대로 따라 해도 될까?
그의 투자 원칙에서는 배울 점이 많지만, 거래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후지모토 시게루는 오랜 경험을 가진 단기투자자입니다. 하루 종일 시장을 확인할 수 있고, 수십 년 동안 축적한 판단 경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끔 주가를 확인하는 개인투자자와는 투자 환경이 다릅니다.
따라서 그의 잦은 단기매매보다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참고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직접 확인하고, 한 번에 모든 자금을 투자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추천보다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상이 틀렸을 때 손실을 제한하고 시장에 오래 남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의 시선
후지모토 시게루의 투자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자산 규모가 아닙니다. 70년 동안 시장을 공부하면서도 주식투자를 쉬운 돈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어떤 종목이 크게 오를지를 먼저 찾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은 투자자는 어떤 상황에서 사고, 언제 팔며, 판단이 틀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먼저 정합니다.
후지모토 시게루도 시장의 모든 변화를 정확하게 맞힌 것은 아닙니다. 거품경제 붕괴를 비롯해 큰 손실도 경험했습니다. 그럼에도 자금을 모두 잃지 않았고, 실패를 기록하고 공부하면서 다시 시장에 참여했습니다.
결국 그의 70년 투자 경력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단순합니다.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 크게 버는 것이 아니라, 무리한 투자로 퇴장하지 않고 계속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후지모토 시게루의 투자 사례와 투자 원칙을 소개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입니다. 특정 종목이나 투자 방식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단기매매는 높은 변동성과 손실 위험을 동반하므로 투자자의 자금 상황과 경험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